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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아이앤티, 세상에 없던 보안 소프트웨어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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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아이앤티, 세상에 없던 보안 소프트웨어 내놓는다

해커 침입 원천봉쇄하는 `버츄얼쉴드` 다음달 출시

정순우 기자 입력 : 2016.08.04 17:06:20

바로가기 => http://news.mk.co.kr/newsRead.php?no=556993&year=2016

원전 유지보수 기업인 석원산업(현 수산인더스트리)을 운영하던 정석현 회장에게 1988년 한 젊은이가 찾아왔다. 인터넷 유해사이트 강제 차단 기술로 대학생 소프트웨어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은 이 청년은 소프트웨어사업에 도전해 보고 싶다며 투자를 요청했다. 2억원을 투자받는 대가로 수산인더스트리가 지분 70%를 갖고 나머지만 본인이 갖겠다고 했다. 그러나 정 회장은 "책임감 있게 경영하려면 오너십이 필요한 만큼 창업자가 지분 60%를 갖고 회사는 지분 40%만 갖겠다"고 역으로 제안했다. 이렇게 생겨난 기업이 올해 초 수산아이앤티로 이름을 바꾼 플러스기술이다. 당시 젊은이는 지금 수산아이앤티에서 기술총괄(CTO)을 맡고 있는 박형배 이사다.

"2억원으로 시작된 투자가 점점 늘어 10년간 총 120억원이 들어갔습니다. 지분을 매각하고 싶은 충동도 느꼈지만 참고 기다린 결과 마침내 기존 세상에 없던 혁신적인 소프트웨어를 개발했습니다."

서울 수서동에 위치한 수산그룹 서울사무소에서 최근 만난 정 회장은 "수산아이앤티가 퀀텀점프를 앞두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수산그룹은 수산인더스트리를 모태로 수산아이앤티와 수산중공업(건설장비), 수산이앤에스(원전 유지보수)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 그룹 매출 2800억원을 거뒀다.

수산아이앤티가 최근 기대하는 제품은 개인정보 유출 방지 솔루션 '버츄얼 쉴드'다. 버츄얼 쉴드는 검증되지 않은 사용자가 컴퓨터에 접근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준다. 설사 해커가 접근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사용자가 지정해 둔 보호폴더는 해커에게 보이지 않는다. 사용자 권한에 따라 접근할 수 있는 정보가 다르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개인정보 유출이나 랜섬웨어 등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버츄얼 쉴드는 최근 보안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가상화 기술'을 응용한 제품이다. 가상화란 하나의 하드웨어나 운영체제를 여러 개로 쪼개거나 다수를 하나로 합치는 기술이다. 악성코드나 바이러스 감염이 발생하면 그 코드를 분석해 대응하는 백신과 달리 외부인의 침입에 따른 문제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이 특징이다.

많은 기업이 수입산 소프트웨어를 단순 유통하거나 시스템통합(SI) 사업으로 외형 불리기에 집중하지만 수산아이앤티는 버츄얼 쉴드를 내놓기 전에도 자체적인 소프트웨어만 취급해 왔다. 창업 초기 내놓은 유해사이트 차단 프로그램 '수호천사'는 전국 PC방에서 어린이, 청소년들의 인터넷 유해사이트 접속을 막는 용도로 널리 쓰였다. 또 다른 대표 제품은 네트워크 접속관리 솔루션 '이워크'. 특정 시간에 네트워크 접속을 차단하거나 컴퓨터를 어떤 용도로 사용했는지 분석해 준다. 행정자치부 산하 관공서 190여 곳에 설치됐다.

정 회장은 "회사 외형을 키울 생각이었으면 10년간 적자를 보면서 연구개발(R&D)에 집중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가상화 기술을 응용한 보안솔루션은 세계적으로도 우리가 처음 상용화에 성공한 사례"라고 말했다. 버츄얼 쉴드는 현재 안정화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9~10월에 출시할 예정이다.

정 회장의 기업 운영 철학은 '오로지 기술'이다. 기술이 월등히 좋은 회사는 결국 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는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회사 사무직 중 30%가 R&D 인력이며 2008년 키코 사태로 200억원의 손실을 떠안았을 때에도 오히려 R&D를 강화했다.

그 결과 수산중공업은 굴착기에 부착되는 유압브레이커 분야에서 세계 5위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수산인더스트리와 수산이앤에스는 각각 원전 기계와 소프트웨어 유지보수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경쟁력을 갖췄다.

강력한 R&D 역량을 자랑하는 수산그룹이지만 정 회장은 아직 부족하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려면 기술력 있는 중소·중견기업이 고급 R&D 인력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고급 인력은 중소·중견기업을 외면하는 데다 국책 연구소는 지방에 흩어져 있어 어렵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정 회장은 "최근 서울시에서 발표한 양재·우면 연구개발특구 개발 계획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이곳에 국책 연구소 분원을 모아준다면 중소·중견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순우 기자]